RSV 응급실 입원 후기 [ 응급실만 두 번 다녀왔습니다. ]

시작에 앞서

RSV 바이러스 때문에 응급 입원을 앞둔 부모님들께 응원의 말을 전합니다.
"RSV는 시간이 지나면 좋아지는 감염병입니다. 병원에 입원하게 되시더라도 딱 1주일만 견디신다면 대부분 좋아집니다. 혹시라도 폐렴이나 더 심한 질환으로 악화되지 않도록 아이를 잘 돌봐주신다면 금방 회복될 수 있습니다."



1. 증상의 시작 - 토요일 저녁 (당시 개월 수: 21개월 남아)

첫 번째 감염 시 초기 증상은 저녁에 갑자기 콧물이 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날 밤과 새벽부터 38도의 고열이 시작되었습니다.

첫날에는 아이가 잘 놀고 씻으면서 가벼운 감기 정도로 보였지만, 갑자기 그날 밤부터 열이 나더니 새벽부터는 38도 이상으로 올라갔습니다. 급하게 맥시부 키즈를 복용시켜 일단 해열을 했습니다.

하지만 다음날도 계속 발열과 기침, 콧물이 동반되면서 아이의 컨디션이 좋지 않았습니다.



2. 증상의 악화

일요일 아침이 되면서 아이의 컨디션은 좋았다가 나빠졌다가를 반복했습니다. 열이 심할 때는 기운이 빠져 보였지만, 해열제를 먹으면 다시 상태가 나아지는 듯했습니다. 그래서 음식도 잘 먹었습니다.

그러나 오후부터 다시 발열이 심해졌고, 기침과 가래, 콧물 같은 감기 증상이 더욱 심해졌습니다.

거주 지역에 아동병원이 있었지만, 과잉진료로 유명한 곳이라 일요일까지는 지켜보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저녁부터 아이가 훨씬 더 많이 칭얼거리고, 잠자는 것도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결국 월요일 오전에 바로 병원에 가기로 결정했습니다.



3. 병원 진료

제가 다니는 병원의 원장님은 과잉진료를 지양하시는 분입니다. 이분께서 항생제를 처방하시면 그때는 정말 입원이 필요할 정도로 심각할 수 있다는 상태라는 의미입니다.

월요일 오전 9시, 병원에 방문했더니 원장님께서 아이 상태가 좋지 않지만, 항생제를 복용하면서 경과를 보자고 하셨습니다.

하지만 오후가 되어도 상태가 나아지지 않아 병원에 전화로 문의했습니다. 원장님께서는 대학병원 진료를 권유하셨고, 오후 4시에 예약을 잡았습니다.

진료 시간이 남아 있어 혹시 수액 치료라도 받을 수 있는지 다시 문의드렸더니, "RSV 치료를 위해 수액을 맞는 것은 효과가 없습니다. 어차피 병원 진료를 예약하셨으니 조금 더 기다렸다가 받으시는 게 좋습니다." 라는 답변을 들었습니다.

이때까지는 RSV가 의심되는 상태였고, 이후 대학병원에서 피검사를 통해 확진되었습니다.



4. 병원 진료 후 응급실 입원

오후 4시경, 대학병원 소아과에서 진료를 마친 후 응급실로 이동했습니다. 처음부터 입원을 예상하고 짐을 챙겨 갔습니다.

응급실에서 감염 여부 확인을 위해 피검사를 진행했고, RSV 및 폐렴균을 중심으로 감염 검사를 했습니다. 소변검사도 실시했습니다.

검사 직후 바로 수액을 맞았고, 이때 아이는 거의 아무것도 먹지 못하는 상태였습니다.

입원 당시 아이의 호흡 상태는 좋지 않았습니다. 폐에서 나는 소리가 불안정했고, 숨을 쉴 때 쇄골과 갈비뼈가 과하게 움직일 정도로 수축과 팽창이 심했습니다. 결국 산소포화도 센서를 달고 산소 호흡기를 착용했습니다.



5. 응급실 입원 후 저녁

수액을 통해 포도당과 해열제가 공급되었고, 산소호흡기로 산소를 공급받자 몇 시간 만에 컨디션이 좋아졌습니다. 못 먹던 아이가 간식을 먹을 정도로 회복되었습니다.

이때 퇴원을 문의했으나 의료진 측에서 퇴원을 거부했습니다. 병원에 계속 머물면 아이가 스트레스를 받을까 걱정되어 자가치료를 고려했지만, 의료진의 판단을 따르기로 했습니다.

결국 밤과 새벽 동안 발열이 다시 시작되었고, 호흡도 불안정해졌습니다. 산소포화도가 95% 이상이어야 안정권인데, 산소호흡기를 착용한 상태에서도 95% 미만이 지속되면 위험할 수 있습니다.



6. 응급실에서의 아침 (화요일 오전 퇴원)

화요일 오전, 아이의 산소포화도가 95% 이상을 유지하는지 2시간 정도 지켜본 후 담당 의사가 퇴원을 결정했습니다.

사실 병실 입원을 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병실에는 산소호흡기와 포화도 측정 장비가 없었고, 의료진 부족으로 응급실에 상주하는 소아과 회진 의사가 계셨습니다. 게다가 병실이 만원이었고, 대부분이 폐렴 환자였기에 RSV에서 폐렴으로 악화될 가능성을 고려해 응급실에 머물렀습니다.

퇴원 후 항생제와 호흡기 치료 약을 포함한 3일치 약을 처방받고 자가치료를 시작했습니다.



7. 자가치료 시작 및 컨디션 회복

증상 발생 4일째부터 자가 치료를 할 수 있었습니다. 저녁에는 여전히 완벽하진 않았지만, 아이가 식사를 하면서 많이 좋아졌다는 것을 실감했습니다.

5일째가 되면서 대부분의 증상이 사라졌고, 남은 것은 기침과 콧물뿐이었습니다.

병원 입원 전후로 미디어에 많이 노출된 영향 때문인지, 아이가 퇴원 후 심하게 짜증을 내고 예민해졌습니다. 다시 미디어 없이 생활할 수 있도록 조절하려 했지만 쉽지 않았습니다.



8. 회복 및 RSV 총정리

  • RSV는 하루아침에 회복되는 감염병이 아닙니다. 대체로 3~4일째 증상이 가장 심하고, 5~7일째부터 호전됩니다.
  • RSV는 감염 스펙트럼이 넓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RSV 항체를 가질 정도로 흔하지만, 특히 2세 미만에서는 증상이 심하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 RSV 치료를 위해 항생제와 호흡기 치료가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호흡기 합병증이 발생하면 필요할 수 있습니다.
  • RSV는 재감염이 가능합니다. 다만, 재감염 시 증상이 이전보다 약하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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